[조선일보] 국가 도약의 발판 될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기원한다
일자 2023.04.11 조회 221
방한 중인 세계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4일 부산에 도착했다. 부산시민 수천 명의 환영을 받은 실사단은 낙동강 하구의 을숙도 생태공원 방문을 시작으로 2박 3일간 부산의 엑스포 개최 역량과 준비 상태를 평가하게 된다. 실사단이 이번에 작성하는 보고서는 6월 BIE 전체 회원국들에 제공돼 11월 말 열리는 개최지 결정 투표의 공식 참고 자료가 된다.
부산이 유치하려는 엑스포는 그동안 한국에서 열렸던 엑스포와는 차원이 다른 대규모 행사다. 부산엑스포는 5년마다 열리는 ‘등록 엑스포’로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메가 이벤트로 꼽힌다. ‘등록 엑스포’ 사이에 소규모로 열리는 것이 ‘인정 엑스포’인데 1993년 대전 엑스포와 2012년 여수 엑수포가 이에 해당한다. 규모 차이가 5~10배에 달한다.
등록 엑스포 개최국은 부지만 제공하고 참가국들이 자국관을 자비로 건설한다. 6개월간 방문객이 3000만명이 넘어 그 자체로 흑자 구조다. 부산이 유치에 성공할 경우 61조원의 경제 파급 효과와 50만명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파리, 런던, 뉴욕, 상하이 같은 세계적 도시들이 바로 엑스포를 통해 성장했다.
2030 엑스포 개최지를 최종 결정하는 BIE 총회까지 7개월 남았다. 결과는 낙관할 수 없다. 최대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막대한 오일 머니를 앞세워 개도국들에 대대적 투자를 약속하고 있다. 사우디는 171개 BIE 회원국 가운데 100곳 이상의 지지를 확보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우리는 유치 가능성이 희박했던 국제 행사들을 개최해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온 저력이 있다. 1988년 서울 올림픽과 2002년 한일 월드컵이 대표적이다.
2030 부산 엑스포는 저출산·고령화·저성장 늪에 빠진 경제의 숨통을 틔우고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과 활력을 줄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지역 균형 발전에도 이보다 좋은 기회가 없다. 우리에겐 사우디에 없는 것이 많이 있다. 전쟁을 딛고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를 모두 일군 기적의 성공 스토리 자체가 최대 자산이다. 세계 최고의 기업들이 즐비하고 K팝, K콘텐츠로 대표되는 소프트파워도 압도적이다. 국민적 유치 열기까지 더해진다면 지금의 열세도 극복 못할 것은 아니다.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기원한다.